오늘의 [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는 논어 제9편 자한(子罕)의 스물한 번째 문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子曰 “苗而不秀者 有矣夫하고 秀而不實者 有矣夫이니라.”(묘이불수자 유의부 수이불실자 유의부): “싹을 틔워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 있고, 꽃을 피워도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이 있느니라.”
- 이 글은 뜻했던 일들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결실 맺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요.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라 생각 되는데요.
일을 하다보면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듯 난관에 부딪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요.
그럴 때에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쳐 보시자구요.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말이다!" 라고요.^^
꽃대장이 이 글을 읽으며 떠올린 나무는 두껍고 딱딱한 껍질을 깨내면서 싹을 틔우고, 다시 튼실한 나무로 자라나는 '가래나무'와 '호두나무'였답니다. -
우선 우리나라 자생 호두라 할 수 있는 '가래나무'는요. 중부 이북의 산속에서 만날 수 있는 낙엽성 큰키나무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나무들 중에서 가나다 이름순으로는 언제나 1등, 나무타령에도 첫 번째로 등장하는데요.
오자마자 가래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너랑 나랑 살구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시무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빌고 보자 비자나무~~
살짝 지저분한 느낌도 드는 '가래나무'라는 이름은 둘로 갈라지는 씨가 농기구 '가래'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지만요.
요즘 분들은 삽 닮은 '가래'를 보지도 못했을 것 같고요. 촌놈인 꽃대장은 어릴 때 가래를 까먹겠다고 돌로 깨고 옷핀으로 파면서 손에 찐한 갈색물이 들었던 추억도 있는데요.
가래는 호두보다도 더 고소한 흰 살이 들어 있으며, 한방에서는 추자(楸子)라 하여 폐를 튼튼히 하고 눈과 머리를 맑게 하는 약제로도 사용을 한답니다.
다음으로 가래나무의 중국친구인 호두나무(Juglans regia)는요. 우리나라에서도 열매 안의 씨 호두가 견과류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는데요.
원래 이름은 호도(胡桃)로, 오랑캐(胡) 나라에서 들어온 복숭아(桃)란 뜻이고요.
호두는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에 사신으로 간 유청신이 묘목과 씨를 가져와 천안 광덕사에 처음 심었다(천연기념물 제398호, 약400살) 전하며, 덕분에 우리가 맛나게 먹는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가 탄생한 것인데요.^^
사람의 뇌 모양을 닮은 호두에는 뇌세포를 보호하는 오메가3 및 불포화 지방산 등이 풍부해서 치매, 건망증, 뇌졸증 예방에도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가래나무와 호두나무 구분법]
- 가래나무 잎은 깃꼴겹잎의 작은잎이 9개 이상으로 많고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지만, 호두나무는 작은잎이 7개 이하로 적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 가래나무 열매는 끝이 뾰족한 달걀형으로 3~4개 이상 많은 수가 달리며 익어도 외과피가 벌어지지 않지만, 호두나무 열매는 탁구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보통 2~3개씩만 달리고 익으면 밤처럼 외과피가 벌어져 씨가 밖으로 나옵니다.
- 열매안의 씨 가래는 달걀형 씨 안이 2실이지만, 호두는 둥근 씨 안이 4실입니다.
- 간단 구분법은 산에서 만나면 가래일 가능성이 99%, 마을에서 만나면 호두일 가능성이 높지만요. 혹 마을 외진 곳에서 만나셨다면 가래나무일 수도 있겠다 의심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mjmhpark.tistory.com/m/307
가래나무와 호두나무의 꽃말은 기름성분이 많아서일까? 니글니글~ '지성'이라고 합니다.^^
위쪽 컷은 ‘가래나무’의 암꽃과 수꽃 사진이며, 중간 컷은 가래와 호두 열매 사진이고, 아래 컷은 ‘호두나무’의 암꽃과 수꽃 사진입니다.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는 한국 사할린 일본 원산의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 키 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잎은 깃꼴겹잎으로 티원형 작은잎은 7~17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으며, 4~5월경 암수한그루로 곧게 선 암꽃차례에 붉은색 암꽃이 4~10개씩 모여 피고 그 아래에 길이 10~20cm 늘어진 수꽃차례에 수꽃들이 모여 피며, 9월경 성숙하는 4~4.5cm 달걀형 핵과 열매의 외과피는 익어도 벌어지지 않고 씨는 8개의 능각 사이 주름이 있는 진갈색이며 씨는 2실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호두나무(Juglans regia)는 중국 원산의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 키 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잎은 깃꼴겹잎으로 타원형 작은잎은 5~7개 가장자리에 톱니 없이 밋밋하며, 5월경 암수한그루로 암꽃은 새로난 가지에 황백색으로 1~3개씩 모여 피고 그 아래에 길이 15cm 늘어진 수꽃차례에 수꽃들이 모여 피며, 9월경 성숙하는 지름 4~5cm 둥근 핵과 열매 외과피는 익으면 벌어지고 씨는 2개의 능각 사이 주름이 있는 연갈색이며 씨 안은 4실로 구분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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