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오늘의 아침꽃인사는 [은행나무는 활엽수가 아닌 침엽수이다.]라는 사실처럼요.
살짝 상식을 벗어나 보이는 [대나무는 나무가 아닌 풀이다.]의 주인공인 대나무에 대해 살펴보면서, 146번째까지 이어 온 우리나무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은행나무가 왜 침엽수인지는 일전에 은행나무 소개 때, 설명을 드렸었지만요. 혹 기억이 아삼삼하거나 처음 듣는 얘기 같다시면요.^^
아래 링크를 눌러서 다시 한 번 더 복습해 보시고요.
https://mjmhpark.tistory.com/m/891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도대체 왜? 우리가 '대나무' 나무라 부르고 있는 '대'를 나무가 아닌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하고 있는 걸까요?
그럼 정말로 식물도감에는 '대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종은 없는 걸까요?^^
첫 번째 질문은 오래전에 고산 윤선도 선생님도 오우가(五友歌)를 통해 이런 심경을 노래했는데요.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가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이렇듯 나무와 풀의 정의(定義)가 명확치 못했던 시절에는 답하기 쉽지가 않았겠지만요.^^ 생물분류학의 체계가 갖춰진 요즘에는 답을 내릴 수가 있겠는데요.
지상부가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만 보면, 대는 나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물관과 체관 사이에 부름켜(형성층)가 없어서 매년 부피생장을 하지 못함에 생물 분류 기준에 따라 '대'는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룰 해야 하고요.
부름켜, 형성층.. 참 간만에 들어 보시는 단어들이시죠?^^
암튼 간단히 말해서 매년 줄기가 굵어지면서 나이테를 늘려 가는 것이 나무이고, 그렇지 않다면 풀이라 할 수 있음에, 대나무는 새순(죽순)이 땅위로 올라오는 첫 해에만 빠르게 성장을 하고서, 다음해부터는 더이상 굵어지지도 자라지도 않기 때문에 나이테가 없는 풀인데요.
따라서 이제부터는 대나무를 '대'라고 부르거나, '왕대'나 '이대' '조릿대' 등 그 이름들을 정확히 불러줘야 하겠습니다.
대'는 다들 아시듯 한자로는 竹(죽)으로, 풀을 뜻하는 艸(초)자를 거꾸로 쓴 것이라고도 하며, 대숲의 꺽다리 대에 잎이 달린 모양을 상형화한 것이라고도 하는데요.
'대'라는 이름의 유래는 고향인 중국 남방에서 한자 竹을 '댁(tek)'으로 발음하던 것이 중국 북방과 한반도로 전해지면서 '대'로 바뀐 것으로 추정하며, 이후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지며 '대'가 다시 '다'로 바뀌어, 대나무의 일본이름은 다나무 다케(竹木)가 되었다고 함에, 중국을 출발해서 일본까지 전해지면서 댁–대-다 이름이 점점 다이어트를 했습니다요.^^
암튼 자꾸만 대대대~ 거려서 머리가 좀 아프시겠지만요.^^
1. 벼과에 속하는 '대' 집안을 3개 속, 키순으로 간단히 정리해 보면요.
- 왕대, 죽순대, 솜대, 오죽이 속해 있는 '왕대속'과 이대가 속한 '이대속' 그리고 조릿대가 속한 '조릿대속'이고요.
- 키는 대략 왕대가 20m이상, 죽순대와 솜대는 10~20m, 오죽은 5~10m, 이대는 2~4m, 조릿대는 1~2m 정도로, 왕죽솜 오이조 리고 외워 두시면 좋겠고요.
2. 왕대속 집안의 대들만 다시 구분해 보면요.
- 직경이 5~12cm '왕대'는 마디 고리가 2개이며, 위쪽 고리가 아래쪽 고리보다 더 크고, 절간 길이가 깁니다.
- 직경이 ~15cm '죽순대'는 줄기의 마디 고리가 1개이며, 아래쪽의 절간 길이가 짧습니다.
위쪽 컷은 줄기 마디의 고리가 2개이며 마디 사이가 길고 잎 아래 견모가 오래 남아 있는 ‘왕대’이고, 아래 컷은 줄기 마디의 고리가 1개이며 마디 사이 길이가 짧은 '죽순대'입니다.
- 직경이 5~8cm 어린 줄기가 하얀색 가루로 덮여 있는 '솜대'는 마디 고리가 2개이며, 위 아래 고리의 크기가 비슷하고, 절간 길이가 보통입니다.
- 보통 5~6개인 왕대 잎 아래의 비단털 견모는 5~10개로 줄기와 직각으로 퍼져있지만요. 왕대보다 작은 2~3개 솜대 잎 아래 견모는 5개 정도이며 줄기 쪽으로 붙어있습니다.
- '솜대'와 모든 것이 비슷하지만 검은빛을 띠고 있는 오죽(烏竹)은요.
한자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줄기가 까마귀처럼 검은빛으로 포스 작렬 아웃사이더 '검정대' 또는 '흑죽'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위쪽 컷은 ‘솜대’ 사진이며, 아래 컷은 ‘오죽’의 사진입니다.
끝으로 왕대속의 왕대 죽순대 솜대 오죽 보다 키도 훨씬 작고 몸매도 날씬한 이대속의 '이대'와 쪼맨한 귀요미 조릿대속의 '조릿대'는요.
다른 대들과 달리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고 있는 대로써, 특히나 조릿대는 '산죽'이라 불릴 정도로 산중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요.
마디에서 보통 1개씩의 가지가 나오고 줄기가 잎집(껍질)으로 쌓여 있으며, 잎의 길이가 10~30cm 정도로 덩치에 비해 크고 길쭉한 것이 특징인데요.
두 아이 모두 추위에 강한 대인지라 서울을 중심으로한 중부지방의 조경이나 생울타리로 심어지고 있는 대라고 생각하시면 대충은 맞을 듯 한데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서울서 만난 대나무 중에서 키가 꽤 크다 싶고 굵기가 지팡이(竹杖) 만들 정도가 된다면 줄기의 빛깔을 살펴 '솜대'나 '오죽'이라 이름을 불러주면 되고요.
굵기가 10mm 정도로 연필 굵기 정도이며 키가 사람키 보다 크다면 과거에 붓대 담뱃대 및 화살 등을 만들던 '이대'이고요.
굵기가 5mm 정도로 가늘며 키도 사람키 보다 작다면 예전에 조리를 만들던 '조릿대' 되시겠습니다.^^
대나무 '대'의 꽃말은 곧은 줄기와 사군자 답게 지조, 인내, 절개 라고 합니다.
왕대(Phyllostachys reticulata)는 우리나라 남쪽지역에 심어 기르는 중국 원산의 벼과 왕대속의 키 20m 정도의 상록성 넓은잎의 큰키식물로, 황록색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보통 2개씩 나오며 마디의 고리는 2개 위쪽 고리가 아래 고리보다 더 큰 것이 특징이고, 죽순은 6월 중순경에 나오며, 5~6개씩 달리는 피침형 잎은 길이가 10~20cm 정도로 크고 잎과 가지사이의 퍼진 견모는 5~10개로 오래 남아 있답니다.
죽순대(Phyllostachys edulis)는 우리나라 남쪽지역에 심어 기르는 중국 원산의 벼과 왕대속의 키 10~20m 정도의 상록성 넓은잎의 큰키식물로, 황록색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보통 2개씩 나오며 마디의 고리는 1개로 보이는 특징이 있고 마디 사이의 거리는 왕대보다 훨씬 짧으며 죽순은 5월초에 나오며 맛이 좋고 5~6개씩 달리는 피침형 잎은 길이가 7~10cm 정도이며 잎과 가지 사이의 견모는 일찍 떨어져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솜대(Phyllostachys nigra var. henonis)는 중국 원산의 벼과 왕대속의 키 10m 이상의 상록성 넓은잎의 큰키식물로, 어린 줄기는 흰색 가루로 덮여있지만 자라면서 황록색으로 변하며,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보통 2개씩 나오고 마디의 고리는 2개이며 위 아래 고리의 크기가 비슷하고, 죽순은 4~5월에 나오며 맛이 좋고, 2~3개씩 달리는 피침형 잎은 길이가 6~10cm 정도이며 잎과 가지 사이의 곧추선 견모는 5개 정도이고 오래 남아 있답니다.
오죽(Phyllostachys nigra)은 우리나라 중부 이남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벼과 왕대속의 직경 2~5cm 키 10m까지 자라는 상록성 넓은잎의 큰키식물로, 어린 줄기는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솜대와 비슷하며,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보통 2개씩 나오고 마디의 고리는 2개이며, 죽순은 4~5월에 나오고, 보통 2~3개씩 달리는 피침형 잎은 길이가 6~10cm 정도이며 잎과 가지 사이의 곧추선 견모는 5개 정도이고 점차 떨어집니다.
이대(Pseudosasa japonica)는 우리나라 중부이남지역에 자생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하는 벼과 이대속의 키 2~4m 지름 5~15mm 정도의 상록성 넓은잎의 작은키식물로, 줄기는 황록색이며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보통 1개씩 나오지만 윗부분에서는 5~6개의 가지가 나오고 줄기의 마디는 굵어지지 않고, 죽순은 5월경에 나오며 좁은 피침형 잎은 길이가 10~30cm 정도로 긴 편 이랍니다.
조릿대(Sasamorpha borealis)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역에 자생하고 있으며 일본에도 분포하는 벼과 조릿대속의 키 1~2m 지름 3~6mm 정도의 상록성 넓은잎의 떨기식물로, 줄기는 녹색이며 줄기의 마디에서 가지는 1개씩 나오고 마디는 구형으로 도드라지며 주위는 자주색을 띄고, 죽순은 5월경에 나오며 긴 피침형 잎은 가지 끝에 2~3개씩 나며 길이는 10~25cm 정도로 긴 편 이고 가장자리에는 가시 같은 잔톱니가 있습니다.
참고로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는 제주조릿대(Sasa quelpaertensis)는요. 키가 1m도 안되고 지름도 3~4mm 정도로 육지의 조릿대 보다 훨씬 작지만, 생명력은 강해서 한라산 등 제주 곳곳에서 다른 나무들의 자생지를 빼앗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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