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는 논어 제8편 태백(泰伯)의 열네 번째 문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子曰 “不在其位면 不謀其政하라”(부재기위 불모기정): “그 자리에 있지 않다면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 이 글은 간단히 ‘본인 일이 아니면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말씀인데요. 특히 남에 대한 좋지 않은 언사는 더욱 조심해야 하고요.
때문에 꽃대장이 이 글을 읽으며 떠올린 것은 진짜꽃의 열매 맺음에는 간섭하지 않고 벌.나비를 불러 모으는 본인 역할에만 충실한 '산수국'의 장식꽃이였는데요.
'수국'은 알아도 '산수국'은 모른다는 분들은 이게 뭔 소리야?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
산속에 사는 수국 '산수국'은요. 우리나라와 일본 원산의 키작은 떨기나무로, 여름의 시작과 함께 가지끝에 산방꽃차례로 피는 접시형태의 꽃은 나름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구축하여, 열매 맺는 자잘한 진짜꽃(암술 수술 가진 유성화)들 바깥쪽에 화사한 가짜꽃(암술 수술 없이 꽃받침잎만 3~5장 가진 무성화)들을 배치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장식꽃들은 열매 맺는 중책을 포기한 채 화사한 자태로 벌.나비 불러 모으는 역할에 충실하다가요.
진짜꽃들이 열매를 맺고 난 이후에는 빛깔을 초록으로 바꿈과 동시에 머리를 숙이고서 광합성을 시작, 열매 키우는 일에 힘을 보태는 것인데요.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산숙국의 장식꽃을 보고 있노라면 짠한 감정까지도 느껴진답니다.
또한 산수국의 가운데 자잘한 유성화들을 모두 화사한 무성화로 바꿔버린 '수국'은요.
일본에서 품종을 개량하여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관상용 꽃나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산속에서 자생하는 아이들은 없구요.
물을 좋아라 하는 특성 때문에 수국(水菊)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하며, 수 놓은듯한 공 모양의 꽃이 핀다하여 수구화(繡毬花)라 불리다가 수국이 되었다고도 하는데요.
가지에 마주나는 타원형 잎은 당연히 산수국과 비슷하게 생겨서 우리가 맛나게 먹는 깻잎을 마이도 닮았고요.^^
여름철 가지끝 둥근 산방꽃차례에 암술 수술이 없는 무성화들만 풍성히 꽃을 피우는데요.
수국의 꽃은 처음에 연두색으로 시작하여 흰색으로 폈다가, 점차 청색이나 붉은색으로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꽃으로, 수국의 꽃 색깔은 토양의 성분이 알칼리성이면 붉은빛, 산성이면 푸른색으로 변하는데요. 리트머스시험지의 색깔 변화(산성 붉은색, 알카리성 파랑색)와는 반대이고요.
수국은 옛부터 꽃을 말려 해열제로도 사용했다 하니 여름철 수국꽃을 좀 말려 두셨다가 열 받는 일이 생기시면 차로 끓여 드시면 좋을 듯도 합니다.
산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사랑'이며, 수국의 꽃말은 '변덕'이라고 하는데요.
예쁜 꽃에 어울리지 않게 변변~거려서 죄송스럽습니다.^^
위쪽 컷은 ‘산수국’의 장식꽃이 벌을 유인하는 사진과 진짜꽃 수정 후의 머리 숙인 사진이며, 아래 컷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른 다양한 컬러의 ‘수국’ 사진입니다.
산수국(Hydrangea serrata f. acuminata)은 한국 일본 원산의 범의귀과 수국속 키 1m 정도의 낙엽성 떨기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타원형 잎은 길이 5~15cm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7~8월경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자잘한 작은 꽃들이 모여피고 주변에는 지름 2~3cm의 무성화들이 함께 피며 안쪽에 모여피는 유성화는 꽃받침잎 3~5개 암술대는 3~4개 수술은 5개이고, 9~10월에 길이 3~4mm의 달걀형 삭과 열매가 성숙 한답니다.
수국(Hydrangea macrophylla f. otaksa)은 일본 원산의 범의귀과 수국속 키 1m 정도의 낙엽성 떨기나무로, 마주나는 달걀형 잎은 길이 7~15cm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6~7월경 가지 끝에 지름 10~15cm의 둥근 산방꽃차례로 암술과 수술이 없는 무성화들만 모여피고 무성화는 하늘색 또는 연붉은색으로 변하며 꽃받침잎만 4~5개, 유성화가 없어서 열매를 맺지는 못한답니다.
https://mjmhpark.tistory.com/m/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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