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는 논어 제2편 위정(爲政)의 열다섯 번째 문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子曰 “學而不思則罔이요 思而不學則殆니라”(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되느니라.”
- 이 글은 열다섯 살에 志于學(지우학) 하시고 평생을 學而詩習(학이시습)의 기쁨으로 공부 하셨던 공부벌레 공자님이 전해 주는 학습의 노하우로, 배움과 생각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하는 학습'을 주장하신 거라 하겠는데요.
하지만 제15편의 吾嘗終日不食하고 終夜不寢하고 以思이나 無益이고 不如學也니라(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 무익 불려학야) "내가 일찍이 종일토록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생각만 해 보았으나, 아무런 유익함이 없었고, 역시나 공부하는 것만 못 하였느니라"는 공자님 말씀이 전해지고 있음에, 역시나 공자님은 생각 보다는 공부를 더 중시하신 것 같고요.
이 글을 읽으면서 꽃대장 머리에 떠오른 나무는 공부(學)라는 것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귀여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닮은 나리나리 '개나리'였는데요. 부디 공자님 말씀인 '생각하는 배움'을 통해 장차 이 나라의 주역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나라 봄꽃의 대표주자 '개나리'는 Forsythia koreana라는 학명에서 알 수 있듯이 구상나무(Abies koreana)처럼 학명에 koreana가 들어간 한반도 특산종 나무이지만요. 아주 오래전부터 생울타리나 화단의 관상용으로 집 가까이에 옮겨 기른 탓에 이제 산이나 들에서는 쉬 만날 수는 없게 되었고요. 혹 북한산국립공원이나 관악산 산행에서 운 좋게 개나리를 만나셨다면, 그 애들은 아마도 키도 꽃도 작고 잎 뒷면에 잔털이 있는 '산개나리'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보통 '개나리'라는 이름이 원종 보다 못하다는 접두어인 멍멍 개(犬)자 '개살구'나 '개복숭아'처럼 나리꽃 보다 작고 못나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만요. '개'자가 붙은 꽃들 중에는 '개별꽃' '개망초'처럼 그 원종보다 더 예쁘고 우월한 아이들도 있음에, 꽃대장은 개나리의 '개'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의미하는 열릴 개(開)자로 해석, '햇볕을 좋아하는 나리 닮은 꽃'정도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 생각해 봤고요.
또한 개나리를 ‘암수딴그루’로 말씀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개나리꽃은 4개로 갈라진 치마 같은 통꽃 안에 암술(1개)과 수술(2개)을 함께 가지고 있는 양성화이므로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지는 않고요. 암술이 긴 꽃(장주화)을 암꽃, 수술이 긴 꽃(단주화)을 수꽃이라 부르기도 하지만요. 보통은 긴 암술은 긴 수술의 꽃가루를, 짧은 암술은 짧은 수술의 꽃가루를 받아 각각 열매를 맺는데요. 이는 개나리의 타가수분 전략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개나리들은 꽃이 크고 색이 진한 단주화가 많으며, 열매를 주로 맺는 장주화는 적어서, 개나리의 열매 보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제 길을 가시다가 개나리꽃을 만나시면 살짝쿵 개나리 아가씨의 노란색 스커트 속을 들춰 보시기 바랍니다.
단 주위를 잘 살피시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지는 마시고요.^^
개나리의 꽃말은 병아리 같은 노란색 봄꽃과 어울리는 '희망'이라고 합니다.
윗쪽 컷은 암술이 짧아 수술만 보이는 ‘개나리’의 단주화 사진이며, 아래 컷은 암술이 수술 사이를 뚫고 올라 온 장주화 사진입니다.
개나리(Forsythia koreana)는 한국 원산의 물푸레나무과 개나리속의 키 3m 정도의 낙엽성 떨기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달걀형의 피침형 잎은 길이가 3~12cm 잎이 3개로 갈라지기도 하며 가장자리는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고, 3~4월경 잎보다 먼저 피는 노랑색 꽃은 잎겨드랑이에 1~3개씩 피며 꽃받침과 꽃부리는 4개로 갈라져 있고, 9월경 성숙하는 열매는 길이 15~20mm 편평한 달걀형 삭과입니다.
https://mjmhpark.tistory.com/m/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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