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침꽃인사는 지난번에 소개해 드렸던 매자나무 가시와는 비교가 안되는 무서운 가시를 가지고 있는 '시무나무'와 '주엽나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우선 스물스물 이름도 참 이상타 싶은 '시무나무'는요.
우리나라와 만주지방이 원산지인 느릅나무과 집안의 큰키나무로, ‘십리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시무나무’라는 나무타령의 노랫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 초기부터 큰길가에 오리나무는 5리마다 시무나무는 20리마다 심어서 거리를 표시했던 길라잡이 ‘표시목’이었는데요.
그럼 왜 수많은 나무들 중 하필이면 오리나무와 시무나무가 거리 표시목으로 선택 된 것일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해서 이 나무들은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키도 적당히 커서 식별도 용이했는데요.
특히나 오리나무는 일년내내 달고 있는 대추알만한 흑갈색 열매 때문에, 시무나무는 가지 가득한 가시 때문에 잎이 떨어진 겨울철에도 쉽게 구분이 가능했고요.
때문에 말을 타고 달리면서 훅~ 지나쳐야 하는 급한 순간에도, 내가 지금 얼마나 달려 왔는지? 다음에 말을 바꿔 탈 역(驛)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하고요.
또한, 방랑생활 중 어느 부자집에서 쉰밥을 얻어먹고 마을을 떠나오면서, 더럽고 서러운 마음을 가시투성이 시무나무로 비유, 성격있게 노래한 풍류시인 김삿갓의 기발한 시 한 수를 덤으로 소개해 드리면요.^^
二十樹下 三十客(이십수하 삼십객) 四十村中 五十飯(사십촌중 오십반)
시무나무 아래 서러운 객이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밥을 얻어 먹었구나.
다음으로 시무나무는 저리가라! 가시나무의 지존인 ‘주엽나무’를 소개드리면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자생하고 있는 콩과 집안의 큰키나무로, 줄기에는 가지가 퇴화한 어마무시한 가시가 있으며, 다른 나무들의 가시와 달리 가시가 가지를 치는 특징이 있어 구분이 어렵지는 않지만요.
약용으로 심어 기르기도 하는 주엽나무의 사촌 '조각자나무'와는 닮은꼴이라 구분이 쉽지 않은데요.^^
하지만 가시 단면이 타원형인 주엽나무와 달리 조각자나무의 가시 단면은 둥글며, 꼬투리 열매가 비틀려 꼬이는 주엽나무와 달리 조각자나무의 열매는 비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니까요.
주엽나무는 가시 단면이 타원, 비틀린 열매 아웃사이더.^^
조각자나무는 가시 단면이 둥근고 열매도 반듯한 범생이라 생각하시면 되겠고요.
참고로 중국 원산의 조각자(皁角刺)나무는 한자이름 그대로 ‘검은빛의 뿔 같은 가시가 있는 나무’랍니다.
시무나무(Hemiptelea davidii)는 한국 중국 원산의 느릅나무과 시무나무속 키 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회갈색의 수피는 세로로 깊게 갈라지며 가지에는 어린 가지가 변한 긴 가시가 많고, 가지에 어긋나는 길이 2~6cm 긴 타원형 잎은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는 느티나무처럼 간결한 홑톱니가 있고 측맥은 8~15쌍이며, 4~5월경 잎겨드랑이에 연노란색 꽃이 1~4개씩 모여 피고, 9~10월경에 성숙하는 길이 5~6mm 시과 열매는 납작한 반달형으로 날개가 한쪽에만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주엽나무(Gleditsia japonica)는 한국 중국 일본 원산의 콩과 주엽나무속 키 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흑갈색의 수피에는 피목이 많고 가지에는 가지가 퇴화한 가시가 있으며, 가지에 어긋나는 길이 12~22cm 깃꼴겹잎의 작은 잎은 긴 타원형으로 5~8쌍 짝수이고, 6월경에 총상꽃차례에 연노란색 꽃들이 모여 피며, 10월경에 성숙하는 꼬투리 열매는 비틀려 꼬이는 특징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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