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 이야기 92 : 산겨릅나무 벌나무 산청목 고로쇠나무

오늘의 아침꽃인사는 지난번에 소개해 드렸던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나 백합(튤립)나무처럼 나무잎이 큼지막하고 모양도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는 나무들 중 단풍나무과에 속해 있는 '산겨릅나무'와 '고로쇠나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연식이 좀 되시는 분들은 오늘 이후 나무공부에 조금은 집중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왜냐구요? 앞으로 소개해 드릴 나무들은 나름 여기저기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예전부터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았던 나무들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벌나무'라 불리며 간에는 '헛개나무'를 능가하는 약성을 가졌다고 소문이 난 '산겨릅나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벌나무'라는 허벌나게 웃낀 이름은요.^^

이 나무에 벌들이 집을 많이 짓는다거나, 가지가 벌집 모양이어서 벌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요. 아무리 가지를 살펴봐도 고광나무 같은 벌집 모양을 찾아 볼 수는 없고요.

아마도 육각형 형태의 잎이 벌집을 닮아서 벌나무라 불리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는데요.

특이하게도 줄기는 푸른빛이 완연하여; '산청목(山靑木)'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고요.

요즘 간 나쁜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간에 좋다는 이 나무를 산에서 찾아 보기는 쉽지가 않음에, 보통은 밭이나 마당에 약용으로 심어 기르는 것이 대부분일텐데요.

잎 떨어진 후, 가지를 잘라 놓고서 차 대용으로 끓여 드시면 헛개나무가 벌나무에게 '형님'하는 이유를 몸소 체험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주의 : 벌나무를 끓이면 하얀 기름성분이 나와서 그릇을 버릴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유리 그릇을 이용해야 나중에 설거지 하기가 편하시고요. 대추나 감초를 함께 넣고 끓여 드시면 금상첨화라 하겠습니다.^^

고로쇠나무

다음으로 통일신라시대 말기에 풍수설의 대가이신 도선국사께서 좌선을 마치고 일어서려 할 때 무릎이 펴지지 않자, 근처의 나무가지를 잡고 일어서다가 나무가지가 부러지면서 수액이 흘러나왔고요.

갈증도 풀 겸 나무의 수액을 받아 마셨더니, 무릎이 펴지고 원기도 회복되었다는 바로 그 나무.^^

또는 지리산 자락에서 신라군과 전쟁을 하던 백제군들이 화살이 꽂힌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시고 힘이 불끈.^^ 전쟁에서 이겼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는 바로 그 나무.^^

뼈에 이로운 물 골리수(骨利水)가 나오는 나무인 골리수(骨利樹) '고로쇠나무'를 소개해 드리면요.

실제로 고로쇠나무의 수액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여, 골다공증이나 관절염에 효능이 좋고 위장병과 신경통에도 효과가 좋다 하는데요.

고로쇠나무의 잎은 보통 7~9개로 깊게 갈라져 있는 단풍나무의 잎과는 달리, 보통 5개로 얕게 갈라져 있고요. 단풍나무 잎 보다 덩치도 훨씬 크고 갈라진 조각들도 큼지막해서, 각각의 잎조각들은 삼각형에 가깝고 잎 가장자리에는 산겨릅나무와 달리 톱니 없이 매끈한 것이 특징인데요.

열매는 단풍나무과 집안답게 날개가 달린 시과이며, 날개는 수평으로 벌어지는 산겨릅나무와 달리 직각 정도로 벌어져 있답니다.

 

'고로쇠나무'의 꽃말은 뼈 튼튼 오랜 장수를 도와주기 때문일까?^^ '영원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산겨릅나무(Acer tegmentosum)는 한국, 중국, 극동러시아 원산의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 키 15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넓은 달걀형 잎은 길이 7~16cm 보통 3~5개로 얕게 갈라져 5~6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잎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고, 4~5월에 가지 끝의 아래로 처지는 총상꽃차례에 15~20개의 노란색 꽃이 피며, 9월말경 익는 시과 열매는 길이 3cm 날개가 거의 수평에 가깝게 벌어져 있답니다.

고로쇠나무(Acer pictum subsp. mono)는 한국, 중국, 일본 원산의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 키 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잎은 보통 5개로 갈라져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각각의 잎조각들은 삼각형을 하고있고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없이 매끈하며, 5월경에 새가지 끝 원추꽃차례에 모여 피는 꽃은 연노랑색이고, 9~10월에 익는 시과 열매는 길이 2~3cm 날개는 직각 정도로 벌어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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