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침꽃인사는 수선화과 아이들 소개 세 번째 순서로, 수선화과 집안의 지존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여름수선화(夏水仙) '상사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상사화(相思花)라는 애잔한 느낌의 이름은요.
봄에 난 잎이 다 시들어 죽고 난 후에야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는 특이한 성격 때문에, 잎과 꽃이 서로 그리워만 하고 서로 만날 수가 없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생물학적으로는 벌 나비 보기 드문 봄날에 잎들이 열심히 광합성을 하여 비늘줄기(알뿌리)에 영양분을 모아 놓고 퇴장한 후에, 벌 나비 많은 여름날에 꽃대를 올려 화려한 꽃을 피우는 상사화만의 전략이라 하겠고요.^^
영어이름으로는 아무것도 없어 보였던 땅에서 꽃대가 불쑥 올라와 백합 닮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이 마술처럼 보여 Magic Lily(마술백합)라고 하며, 죽은 잎이 화려한 꽃으로 부활하는 듯 보여 Resurrection Lily(부활백합)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상사화는 불두화, 수국, 죽단화처럼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찰 앞마당에 즐겨 심는 꽃들 중 하나였는데요.
다른 어떤 식물들 보다도 화려하고 고운 꽃을 피우는 상사화가 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걸까요?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요. 상사화는 염색체를 세 쌍 가지고 있는 3배체 식물이기 때문으로, 학교 때 배웠던 기억을 조금 되살려 보면요.^^
보통의 식물들은 두 쌍의 염색체를 가지는 2배체로 감수분열을 통해 짝을 맞춰 생식세포를 형성하는 유성생식을 하지만요.
상사화는 3배체인지라 짝을 맞춰 생식세포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알뿌리를 키워 번식하는 무성(영양)생식의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암튼, 찬 땅을 뚫고 올라와 의연히 키를 키운 푸른 잎들이 아름다운 꽃과의 만남을 앞에 두고서 애절하게 생을 마감해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불공 들이러 절을 찾은 양반댁의 아름다운 별당마님을 사모하다가 상사병으로 죽고만 어느 젊은 스님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듯도 보이는데요.^^
https://mjmhpark.tistory.com/m/278
상사화 전설 꽃말
오늘은 일전에 소개해 드렸던 나팔꽃과 초롱꽃의 전설처럼, 이야기의 주인공이 남자인 보기드문 꽃들 중 하나인 상사화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 합니다. 상사화(相思花)라는 애잔한 느낌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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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잎과 꽃이 서로 꼴 보기 싫다고, 얼굴도 안보고 비대면으로 사는 원수지간 스토리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 하겠습니다.^^

‘상사화’의 꽃말은 다들 예상하셨을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위쪽 컷은 봄에 돋아 여름이 오기 전에 말라 죽는 상사화의 잎과, 7~8월경 올라 온 꽃대 끝에 모여 피는 연분홍색 '상사화'의 꽃 사진이며, 아래 컷은 지리산 실상사 앞마당에 핀 '상사화'입니다.

상사화(Lycoris squamigera)는 일본 원산의 수선화과에 속하는 키 50~60cm 정도의 여러해살이풀로, 봄에 비늘줄기(알뿌리)에서 올라 온 길이 20~30cm정도의 끝이 둥근 넓은 선형의 잎들은 6월경에 말라죽고, 7~8월 비늘줄기에서 올라 온 꽃대 끝에 우산모양의 산형꽃차례로 연한 분홍색 꽃들이 4~8송이 옆을 보고 모여 피며, 꽃은 백합 닮은 나팔모양으로 끝이 6개로 갈라져 있고 암술은 1개 수술은 6개이며 수술 끝의 꽃밥은 연한 붉은색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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