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 67 - 제11편 선진(先進) 11 - 향나무

오늘의 [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는 논어 제11편 선진(先進)의 열한 번째 문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子曰 “未能事人이면서 焉能事鬼리오. ~ 未知生이면서 言知死리오.”(미능사인 언능사귀 미지생 언지사):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한 계로의 질문에 공자님은 “살아 있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질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으리오” 하시었고, 죽음에 대한 질문에는 “삶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찌 죽음을 알 수 있으리오” 하시었다.

- 이 글은 조금 과하다 싶은 제자 계로에 대한 따끔한 질책임과 동시에, 괴이한 일과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 등에 관해서는 말씀을 피하셨던 공자님의 딱히 얻을 것 없는 소모적인 논쟁이나 토론은 피하고 지금의 현실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도 담고 있는데요.

요즘도 종교나 사후세계 등에 관해서는 서로 논하거나 강요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요.

꽃대장이 이 글을 읽으며 떠올린 나무는 조상과 신을 모시는 제사(祭祀)와 제례(祭禮)에 없어서는 안 될 '향나무'였답니다. -

 

암수딴그루인 향나무 수나무의 수꽃

 

'향나무'는 나무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향나무의 향기는 저승까지도 전해진다 믿었음에, 향불을 피워 조상이나 신들에게 제사를 알리게 되었다 하고요.

때문에 향나무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부정한 기운을 없애주는 신성한 나무로 사랑을 받아 오면서, 궁궐이나 사찰 및 묘지 주변에 널리 심고 가꾸어온 나무였답니다.

 

향나무 암나무의 열매

측백나무과 향나무속의 '향나무'는 어린가지에는 뾰족한 바늘잎이 나다가 7~8년 가지부터는 부드러운 비늘잎이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향나무의 바늘잎과 비늘잎

그럼 왜 향나무는 이렇게 번잡한 잎 나기 방법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답은 가지가 굵어지기 전 여린 가지와 잎은 초식동물들의 맛난 먹거리가 될 수 있어, 어린 가지에는 침처럼 뾰족한 바늘잎을 달아 자신을 보호하며 자라나다가요. 어느 정도 가지가 굵어지고 목질화되어 단단한 나무로 큰 후에는 잎의 표면적이 넓어 광합성 효율도 좋은 비늘잎을 달고서 홀로서기를 하는 것인데요.

몇 백 년을 사는 향나무 일생으로 보면 7~8살의 나이는 갓난아기에 불과 할 텐데 참으로 빠른 독립이라 할 수 있겠고요.

향나무의 영어이름은 Chinese Juniper로 중국이 고향이지만요. 한반도에도 울릉도와 동해안 지역에 자생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며 세계적으로도 최고령 향나무로 인정받고 있는 울릉도 도동항의 향나무는요. 일제강점기 향나무 목기를 좋아 하는 일본인들이 무분별하게 울릉도의 덩치 큰 향나무들을 남벌해 갔지만, 도동항의 두 노거수(老巨樹)는 아슬아슬한 절벽에 자리한 덕분에 모진 세월을 이겨내며 2000년 넘게 살아가고 있는데요.

혹 울릉도를 방문하여 도동항에 내리신다면, 삼국시대 이전부터 살아오셨을 향나무 어르신을 꼭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창경궁의 향나무

 

향나무의 꽃말은 향 좋은 장수목답게 '영원한 향기'라고 합니다.

 

위쪽 컷은 창경궁의 200살 넘은 향나무와 수원 화성행궁의 향나무 사진이며, 아래 컷은 울릉도 도동항 절벽 위의 2,000살도 넘었다는 향나무의 사진입니다.

천연기념물 제158호인 경북 울진 후정리의 500살 향나무

 
향나무(Juniperus chinensis)는 한국 중국 몽골 일본 원산의 측백나무과 향나무속 키 20m까지 자라는 상록성 참엽 큰키나무로, 어린가지에는 바늘잎이 돌려나고 7~8년 지난 가지에는 비늘잎이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4월경 암수딴그루 타원형 수꽃차례는 길이 3mm 정도로 작고 둥근 암꽃차례는 1.5mm로 더 작으며, 다음해 10월에 성숙하는 둥근 구과 열매는 지름이 1cm 정도이며 육질이 있는 장과와 비슷 씨앗은 1~6개가 들어 있답니다.

1840년 무렵에 창덕궁을 그렸던 동궐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제194호인 창덕궁의 750살 향나무

https://mjmhpark.tistory.com/m/198

노간주나무 향나무 편백 화백 실화백 측백나무 눈측백 서양측백나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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