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어(論語)와 나무 이야기]는 논어 제3편 팔일(八佾)의 네 번째 문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子曰 “禮는 與其奢也 寧儉이오 喪은 與其易也 寧戚이니라”(예 여기사야 영검 상 여기이야 영척): “예(禮)는 사치하기 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장례(喪)는 형식을 잘 갖추기 보다는 오히려 슬퍼하는 것이 낫느니라.”
“祭如在하시고 祭神如神在하시었다”(제여재 제신여신재): 공자님은 “조상께 제사 지낼 때에는 앞에 계신듯 하시고, 신에게 제사 지낼 때에는 신이 와 계신듯 하시었다.”
- 앞글은 공자님이 '예의 근본'에 대한 물음에 주신 답으로, '예는 사치보다는 검소하게, 상은 형식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라 할 수 있겠고요.
뒷글은 공자님이 허례허식(虛禮虛飾) 보다는 정성을 다하는 예(禮)를 중시하고 실천 하셨음을 알 수 있는 문장이라 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이 글을 읽으면서 꽃대장 머리에는 '남의 제사상에 배 놔라 감 놔라' 오지랖 넓게 참견치 말라는 말과 함께 '배나무'와 '감나무'가 함께 떠올랐답니다. -
'배나무'와 '감나무'는 지난번에 소개 드렸던 대추, 밤과 함께 제사상에 올리는 조율이시(棗栗梨枾) 과일들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귤, 사과 다음으로 즐겨 먹는다는 과일 '배'는요.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러 배인지? 배를 만드는 나무라 배나무인지? 이름 유래를 찾을 길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고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배나무는 돌배나무, 콩배나무 등이 있지만, 우리가 주로 먹는 배는 일본이 고향이라 하겠는데요. 5월경 윤기 있는 잎과 함께 피는 흰색의 꽃은 꽃 중심부의 수술 꽃밥이 검은빛이라 강인한 느낌을 주며, 나중에 무거운 배를 매달고 있을 꽃자루는 길고 튼실한 것이 특징이고요.
아름다움이 남다른 배꽃은 옛부터 이화(梨花)라 하여 시조에 자주 등장을 하였음에, 그 중 백미라 할 ‘이조년의 다정가’를 소개해 드리면요.^^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 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 하아얀 배꽃에 달은 밝고 은하수는 기울어 자정인 즈음, 가지 하나에 어려 있는 봄의 정서를 어찌 소쩍새가 알고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다감(多情多感)한 나는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다음으로 배나무와 달리 이름만 들어도 감이 오는 달감(甘)자 단 열매 '감나무'는요. 동아시아 온대지방이 고향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중부이남 지역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는 과일나무인데요. 요즘은 온난화의 영향일까?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도 노지 월동이 가능하여 정원수나 가로수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고요.
달걀형의 두꺼운 잎은 앞면에 윤이 나며 잎 가장자리는 톱니 없이 매끈하고, 5~6월경 황백색으로 피는 작은 꽃은 4장의 꽃받침이 주름져 있어 마치 초록색 보자기에 싸여 있는 듯 보인답니다.
배나무의 꽃말은 이화에 월백 '환상'이라고 하며, 감나무의 꽃말은 보일 듯 말 듯 작은 꽃 때문일까? '소박'이라고 합니다.
위쪽 컷은 ‘배나무’ 꽃과 열매를 맺어가는 사진이며, 중간 컷은 우리 토종 감나무인 ‘고욤나무’의 수꽃 사진이고, 아래 컷은 ‘감나무’ 꽃의 앞태와 뒤태 사진입니다.
배나무(Pyrus pyrifolia var. culta)는 일본 원산의 장미과 배나무속 키 5m 정도의 낙엽성 작은키나무로, 4~5월에 잎과 함께 피는 백색 꽃은 총상꽃차례로 모여피며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5개씩 암술대는 4~5개 수술은 여러개이고, 어긋나는 길이 7~12cm 달걀형 잎은 가장자리에 침상 톱니가 있으며, 9월경에 지름 5~10cm 이과의 둥근 열매는 다갈색으로 성숙한답니다.
감나무(Diospyros kaki)는 대만 중국 일본 원산의 감나무과 감나무속 키 4m 정도의 낙엽성 작은키나무로, 가지에 어긋나는 길이 7~17cm 달걀형의 두꺼운 잎은 앞면에 윤이나며 가장자리는 톱니없이 매끈하고, 5~6월경 새로난 가지 잎겨드랑이에 피는 황백색 꽃은 암수한꽃 또는 암수딴꽃으로 큼지막한 4장의 꽃받침이 주름져 있으며 꽃잎도 4장이고, 10월경에 지름 4~8cm 장과 열매는 황적색으로 성숙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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