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受粉 Pollination)은 식물들이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의 암술이 수술의 꽃가루(粉)를 받는(受) '가루받이' 과정을 말하는 것인데요.
암술이 같은 개체 꽃의 꽃가루를 받는 것을 자가수분(自家受粉)이라고 하며, 다른 개체 꽃의 꽃가루를 받는 것을 타가수분(他家受粉)이라고 합니다.
한 개체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암수한그루(자웅동주 雌雄同株)나, 암꽃 피는 암그루와 수꽃 피는 수그루가 따로 있는 암수딴그루(자웅이주 雌雄異株)의 단성화들은 당연히 암꽃이 수꽃의 꽃가루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요.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양성화들은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는, 자기 꽃의 꽃가루를 받는 자화수분(제꽃가루받이)을 피할 수가 없을 텐데요.^^
때문에 양성화들은 어마무시한 오랜 시간동안 자기 꽃가루 받이를 피하기 위해 나름의 독특한 방법들을 찾아 진화를 거듭해 왔다 할 수 있겠고요.
이는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받는 타가수분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환경에 보다 잘 적응 할 수 있는 형질을 받아들임으로써, 보다 나은 개체로 진화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요즘 공원 화단에서도 만날 수 있는 도라지꽃은 과연 어떤식의 [타가수분 전략]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도라지 꽃의 수분과정을 꽃이 피는 단계별로 담아 본 위쪽의 사진을 보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 줄 사진은 풍선꽃 Balloon flower가 꽃봉오리를 터트려 종꽃 Bell flower로 변신에 성공.^^ 암술대를 감싸고 있는 수술이 성숙하여 꽃가루를 내 보내고 있는 사진인데요. 이때 암술은 완전 미성숙 단계라 수술 안쪽에서 기둥 역할만 하고있다 하겠고요.^^
두 번째 줄 사진은 꽃가루를 다 내보낸 수술을 후방으로 후퇴시킨 후에 암술대가 성숙하기 시작하고요.
암술머리가 열리면서 5갈래의 이쁜 꽃모양으로 화려하게 변신, 가루받이를 시작하는 사진이고요.
세 번째 줄 사진은 바삐 오가는 벌.나비들의 도움으로 타가수분에 성공한 후, 꽃잎을 떨구고 열매를 튼실히 키워가는 사진인데요.
이러한 과정을 조금 어려운 말로 정리를 해 보면요.^^
도라지를 포함한 초롱꽃과 집안의 꽃들은 암술과 수술의 성숙 시기를 달리하는 자웅이숙(雌雄異熟) 중에서, 수술이 먼져 성숙하는 웅예선숙(雄蕊先熟)이라 할 수가 있는데요..
도라지가 이런 방법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을 하였을까? 생각하니, 도라지꽃이 더더욱 이쁘게만 느껴집니다요.
꽃대장이 약 먹을 시간이 된 것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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