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꽃나무 이야기 - 11월
오늘의 아침꽃인사는 흔히 오동(梧桐) 또는 '똥'이라 불리고 있는 11월 화투장 속의 꽃나무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 합니다.
화투의 원조 일본 하나후다에서는 오동나무를 뜻하는 동(桐)의 발음이 '끝'을 뜻하는 키리(切り, きり)와 같기 때문에 우리나라 화투와 달리 오동 그림이 1년 중 막달인 12월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혹 알고는 계셨을까나요?^^
또한 고스톱 판에서 패를 돌릴 때 막번 선수?가 하는 '기리' 또한 끝을 뜻 하는 키리(きり)에서, 노가다(막일)판 일 끝내면 바로 일당 받고 집으로 갈 수 있는 '야리끼리'도 일을 끝낸다는 야리키리(やりきり)에서 온 말임에, 금욜 오후에 직장 일도 야리끼리로 후딱 끝내고서 일찍 퇴근 할 수 있는 그런 회사 어디 없을까나요?^^
우쭈쭈 또 옆길로 샜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왜? 오동(梧桐)을 11월로 옮겨 놓고 동(桐)을 격하게 '똥'으로 발음하며, 오동의 잎과 꽃을 온통 깜장색으로 먹칠 해 놓은 걸까요?
혹 최헌의 '오동잎'이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오동나무가 큼지막한 오똥~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나름 늦가을 11월로 순서를 당겨 놓고 잎도 까만 칠을 해 준 것은 아닐는지?^^
정확한 이유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꽃대장에게 좀 알려 주시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동(梧桐)나무는 다른 나무들 보다 워낙에 잎도 크고 키도 큰 편이라 외쿡에서 물 건너 온 아이일 거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요.^^
학명 Paulownia coreana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에 자생하고 있는 우리 특산종 나무로 중국 일부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으며, 오동나무는 다른 나무들 보다 빨리 자라기도 하지만, 나뭇결과 목질이 곱고 부드러워서 가구나 악기를 만드는 목재로는 안성맞춤인데요.
때문에 예전에는 아들을 낳으면 집안에 대들보가 되라는 의미로 소나무를 심고, 딸을 낳으면 뒷마당에 오동나무 몇 그루를 심어서.. 딸아이 혼수(가구) 준비를 미리부터 시작했다 함에, 예나 지금이나 딸바보 아빠들의 사랑이 느껴지는 애잔한 대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동나무 닮은 잎이나 꽃을 가지고 있어 '오동'이라 불리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음에, 11월 화투 그림 속 오동나무가 정확히 어떤 오동일까? 급궁금.^^ 꽃대장이 꼼꼼히 함 살펴봤는데요.
꽃은 오동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은 벽오동을 닮은 듯도 하여 애매모호..^^ 하지만 광(光) 화투장에 그려져 있는 보통은 닭대가리라 부르고 있는 그림이 봉황의 머리라 함에, 11월 화투장 속 오동나무는 봉황이 내려앉는다는 '벽오동'이라 생각 할 수밖에 없는데요.
줄기가 푸른색이라 푸른(碧)오동이란 뜻의 벽오동(碧梧桐)은요. 현삼과의 오동나무와는 전혀 다른 집안 벽오동과에 속하는 중국 고향의 아이로, 나이를 먹어 늙어도 언제나 청춘 푸른빛을 잃지 않는다 하는데요.
벽오동의 잎은 오동잎을 닮은 널찍하며 끝부분이 3~5갈래로 얕거나 깊게 갈라져 박쥐의 날개를 닮아도 보이고요. 6~7월경 가지 끝 원추꽃차례로 모여 피는 황록색의 자잘한 꽃들은 볼품이 없지만요. 10월경 다섯 개로 벌어지는 열매 안쪽에 완두콩 같은 종자가 달려 있으며, 갈라지는 열매 껍질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혓바닥 같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또한 예부터 봉황은 벽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벽오동은 길조인 봉황 들기를 기다리는 정성으로 심어 기르던 나무였는데요.^^
때문에 다음과 같은 작자 미상의 멋진 시조도 한 편도 전해지고 있답니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터니
내가 심는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一片明月)만 빈 가지에 걸렸에라
11월 화투장의 운수띠기 의미는 동(桐)~~ 똥~~ 돈(재물)이고요.^^
오동나무의 꽃말은 연보라빛 꽃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일까? '고상함'이며..
벽오동의 꽃말은 봉황을 기다리는 맴 때문일까? '그리움'이라고 하는군요.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는 한국 원산의 현삼과 오동나무속 키 15~20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가지에 마주나는 둥근 달걀형 또는 오각형의 잎은 길이와 너비가 15~30cm 정도로 크며 잎 앞면에는 털이 거의 없지만 뒷면에는 갈색 잔털이 있고, 5~6월경에는 가지 끝의 원추꽃차례에 연보라색 깔때기 모양의 통꽃들이 모여 피며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길이 6cm 정도의 꽃부리 안쪽에는 참오동나무와는 달리 자주색 줄이 없으며, 10월경 성숙하는 길이 3cm 정도의 삭과 열매는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으로 익으면 두 조각으로 갈라진답니다.
벽오동(Firmiana simplex)은 중국 원산의 벽오동과 벽오동속 키 15m 정도의 낙엽성 큰키나무로, 가지에는 어긋나며 가지 끝에서는 모여 나는 넓은 달걀형 잎은 너비가 15~25cm 끝부분이 3~5갈래로 얕게 갈라져 있고, 6~7월경 가지 끝 원추꽃차례에 암수한그루로 황록색의 자잘한 꽃들이 모여 피며, 10월경 성숙하는 열매는 5개로 벌어지고 안쪽에는 완두콩 같은 종자가 달려 있답니다.
위쪽 컷은 11월 화투장의 사진이며, 아래 왼쪽 컷은 우리나라에서 딸을 나면 뒷마당에 심어 길렀다는 '오동나무'의 큼지막한 잎 사진이고요. 아래 오른쪽 컷은 봉황이 내려앉는다는 푸른오동 '벽오동'의 잎과 열매 사진이랍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돈방석에 앉기는 힘들겠지만, 돈벼락 맞는 꿈이라도 한 번 꿔 보시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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