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꽃나무 이야기 - 8월

 

오늘의 아침꽃인사는 흔히 공산(空山)이라 불리고 있는 8월 화투장 속의 꽃나무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 합니다.

8월 화투장의 풀네임은 스무끗 광(光)의 그림을 칭하는 '공산명월'로, 펑퍼짐한 둥근 모습의 공산(空山)은 이름과 달리 더 이상 채워 넣을 수 없을 만큼의 검은빛으로 가득 차 있고요. 그 산 위로 떠오른 휘영청 밝은 보름달 명월(明月)은 가을걷이 후의 풍요로운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함에 으뜸이라 아니 할 수 없겠습니다.^^

또한 열끗짜리 화투장 속 기러기 떼는 달랑 세 마리를 가지고도 V자를 그리며 무리지어 날아드는 멋진 모습을 표현하고 있으니, 8월 화투장 속의 계절은 누가 봐도 영락없는 가을인데요.^^

허걱! 아무리 살펴봐도 8월 화투장 어디에도 꽃 그림이 보이지 않으니 이거야 원.ㅠㅠ

그래도 화투(꽃싸움)에 꽃이 없을 리가요?

혹시 꽃 떨어진 줄기라도 있을까 싶어 다시 한 번 찾아 봐도 역시나 투.ㅠㅠ

ㅎ 꽃대장처럼 마음 착한 사람한테만 보이는 8월 화투장 속의 꽃은요.

"아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박정희 전대통령의 18번이었다는 '짝사랑'이라는 노래에도 등장하는 가을의 전령 으악새인 '억새'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억새

도대체 뭔 말이여? 하시는 분들은 화투의 원조 일본 하나후다의 8월 그림을 찾아보시면, 아하 하실 듯 하고요.^^

그냥 검은빛의 둥근 산으로 그려진 우리나라 화투와는 달리, 하나후다의 공산 안에는 억새풀로 가득, 삼척의 민둥산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억새를 과감히 생략하여 공산 윤곽선만을 심플하게 표현하고 있는 우리 화투에서는 억새를 찾아 낼 방도가 없다 하겠지만요.^^
 

민둥산 억새

 
그래도 눈썰미가 탁월 하신 분들이라면 열끗짜리 화투의 공산 윤곽이 다른 8월 화투와 달리 살짝 갈매기 모양, 억새 물결의 흔적을 찾아내실 수도 있는데요.

평소에 이미 8월 열끗짜리 화투 그림의 공산 모양이 갈매기 모양임을 알고 계셨다면, 화투愛가 철철 넘치시는 고수로 인정 할 수밖에 없고요.^^

혹자는 8월 화투 속에 그려진 것이 물에 사는 기러기 떼가 날고 있음에 '갈대'라고 우기시는 분들도 있지만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공산도 산이니 억새가 맞는 것 같습니다.^^
 

억새

오늘도 친절한 꽃대장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 억새와 갈대 구분법을 간단히 정리해 드리면요.^^

1. 억새와 갈대는 모두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같은 집안이지만요.

2. 억새는 대부분 산과 들의 수분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산 능선에서 자주 만날 수 있으며, 거센 바람에도 꺾기지 않기 위해 줄기 속은 차있고 잎이 거칠고 억세기 때문에 이름도 '억새' 입니다.

3. 갈대는 강가나 바닷가처럼 물가에 살며, 물이 갑자기 차오를 때에도 물에 떠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 속이 비어 있으며, 키도 억새보다 훨 크고 꽃차례가 은빛을 띠는 억새와 달리 갈색이어서 이름이 '갈대' 입니다.

4. 꽃이 모여 피는 꽃차례는 집에서 쓰는 먼지털이개처럼 줄기 끝에 꽃이삭이 부채꼴로 가지런히 모여달림에, 전체적인 모양이 정리된 단발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으면 억새이고요. 줄기 끝에 꽃이삭들이 돌아가며 원추형으로 달림에 전체적인 모양이 살짝 정신없어 보이는 파마머리 스타일이라면 갈대 되시겠습니다.^^

갈대

 

8월 화투장의 운수띠기 의미는 아~~ 신라의 밤이여~~ '달밤'이고요.^^

억새의 꽃말은 '친절' '활력'이라고 합니다.

 

억새(Miscanthus sinensis var. purpurascens)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벼과 억새속 키 1~2m 정도의 여러해살이풀로, 줄 모양의 길이 30~60cm 잎은 끝이 갈수록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까칠하며 가운데 맥은 희고 굵으며 뒷면은 연녹색 또는 흰빛을 띠고, 9월경 줄기 끝에 길이 20~30cm 부채모양 산방꽃차례에 작은 이삭들이 촘촘히 모여 달리고 꽃은 자주색으로 피었다가 은빛 열매를 맺는답니다.

 

위쪽 컷은 8월 화투장의 사진이며, 아래 왼쪽 컷은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담은 '억새' 사진이고요. 아래 오른쪽 컷은 강화도 해변에서 담은 '갈대' 사진이랍니다.


오늘은 저녁에 반주 한 잔 하시고요. 간만에 밤하늘의 달님과 눈맞춤 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mjmhpark.tistory.com/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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