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전설 꽃말
뜨거운 여름날, 담장을 타고 넘으며 담장 가득 꽃을 피우는 능소화는요.
화려하지만 결코 천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과 그 이름에서 왠지 범상찮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꽃이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담쟁이덩굴’처럼 벽 타는 기술이 탁월한 능소화의 고향은 중국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르는 등나무를 닮았고 황금빛 꽃을 피움에 금등화(金藤花)라 불리기도 하며, 옛날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왔을 땐 그 아름다움이 남달라 양반집에서만 이꽃을 심을 수 있게 하였기에 양반꽃이라 불렸다 하고요.
우리나라 국생종 정식 이름은 능소화(凌霄花)로, 넘어선다는 의미의 능(凌)자와 하늘을 뜻하는 소(霄)자가 만났으니 '하늘을 향해 높이 오르는 꽃' 정도로 풀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능소화의 꽃 사진을 이쁘게 찍기 위해서는 반드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담아야 하며, 토담이나 기와 담장을 오르는 능소화라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는데요.
'소화'라는 궁녀의 애달픈 전설 때문일까? 능소화의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지만요.
다행이도 잘못된 것이라고 하니, 능소화 꽃 겁내하지 마시고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능소화의 전설]
전설의 시작은 대충 다 그러하듯, 옛날옛날 언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느 옛날에요.^^
왕이 사시 궁궐에 복숭아빛 이쁜 뺨에 자태 또한 고운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야기 전개상, 궁녀 소화는 어느날 임금님의 눈에 띄어 하룻밤의 성은을 입고서 빈이란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궁궐 한 곳에 처소도 마련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임금님은 그후론 소화의 처소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요.
여우같은 여러 빈들의 중간 태클에 걸려, 임금님은 소화의 처소로 오시던 길에 다른 빈의 처소에 드셨겠지만요. 이런 사실을 알리 없는 소화는 임금님 오시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리며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는데요.
혹시나 임금님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오셨다가 그냥 돌아가지나 않으실까? 임금님의 발자국 소리라도 들리지 않을까? 소화는 처소 주위를 서성이며, 수시로 담장 밖을 살피게 되었고요.
한달 두달.. 일년 이년.. 임 향한 일편단심에 무심한 세월은 흘러만 갔고요.
그러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불쌍한 소화는 결국 두번 다시 임금님을 뵙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눈을 감게 되었는데요.
소화가 눈을 감으며 시녀들에게 남긴 유언은요.
"저를 처소 담장 아래에 묻어주세요. 죽어서라도 임금님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담장 밑에 묻힌 소화는 이듬해 여름, 임 향한 기다림의 소화 모습을 닮은 아름다운 꽃으로 환생하였고요.
바로 그 꽃이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날, 덩굴을 뻗어 담장 너머로 꽃을 피우는 '능소화'라고 합니다.
능소화와 미국능소화의 꽃말은 귀티나는 꽃과 어울리는 '명예'라고 합니다.
또한 우리가 만나는 능소화 중에는 능소화보다도 꽃이 조금 작다 싶고 색은 더 붉으며, 화통이 훨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미국능소화(Campsis radicans)도 있는데요.
도로변에 담쟁이덩굴과 함께 심어져, 붉은 꽃을 풍성히 피우고 있는 능소화는 대부분 줄기 끝에 꽃들이 모여 피는 '미국능소화'인 경우가 많고요.
미국능소화의 영어 이름은 트럼펫을 닮은 꽃이 피는 덩굴이란 뜻의 Trumpet Creeper 또는 Trumpet Vine이며, 중국 원산의 능소화의 영어 이름은 Chinese Trumpet Creeper인데요. 꽃대장 생각엔 능소화는 미국능소화와 달리 화통이 짧아 트럼펫 보다는 호른을 더 마이도 닮아 보입니다.^^
능소화(Campsis grandiflora)는 중국 원산의 능소화과 능소화속 길이 10m 정도의 낙엽성 덩굴나무로, 줄기에는 담쟁이덩굴처럼 마디에 생기는 흡착 뿌리(흡반)가 발달 벽이나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며, 가지에 마주나는 깃꼴겹잎은 달걀형 작은 잎이 7~9개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7~8월경 가지 끝 원추꽃차례에 지름 6~8cm의 적황색 깔때기 모양 통꽃이 5~15개씩 모여 피며, 10월경 성숙하는 가죽질 삭과 열매는 2개로 갈라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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